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취업을 위해 예정된 8학기 졸업을 미룬 채 9·10학기를 보내는 대학생의 모습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세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졸업생보다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 이같이 확산되는 현상에 대해 "치밀한 준비 없이 다니는 9·10학기는 오히려 시간낭비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확산되는 졸업유예
4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국대 졸업연기자는 277명으로 2008년(146명)에 비해 89.3% 늘었고 아주대는 151명으로 2008년(108명)에 비해 39.8% 증가했다. 또 부경대는 2008년(242명)에 비해 2.7배 늘어난 655명, 청주대는 2008년(176명)에 비해 26명 늘어난 202명이었다.
인터넷 취업사이트 커리어가 지난 2월 조사한 결과 졸업예정자 10명 중 7명이 미취업 상태, 이 중 38.3%는 졸업 유예 의사를 밝혔고 졸업 유예 이유(복수응답)는 63.2%가 '졸업생이 아닌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하기 위해서', '영어공부·자격증 취득 등 취업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50.9%,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해서'가 22.8%였다.
서울 A대 경영학과 김모씨(27)는 "지난해 취업이 안돼 9학기째 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겉으로는 나이나 졸업·졸업예정자 관계 없이 뽑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졸업예정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친구들 중 30% 정도는 졸업을 유예한 채 학교에 다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지방 K대 법학과 이모씨(24·여)도 "올해 졸업한 친구들이 대개 30여개 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기업 입장에서 졸업생은 취업에 실패, 지금까지 원서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6학점을 더 들으면서 9학기째 재학 중"이라고 털어놨다.
■준비없는 졸업유예 '낭패'
커리어 이정우 대표는 이런 현상에 대해 "졸업예정자가 졸업자보다 구직활동에 유리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졸업을 늦추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뚜렷한 목표나 계획 없이 시간벌기식 졸업유예를 할 경우 오히려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취업상담을 하고 있는 박원철씨는 "졸업유예를 하기 전에 △취업에 실패한 이유는 준비가 부족해서인가 △새로운 학기 동안 과연 현재의 역량이나 스펙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역량과 스펙향상을 위해 해야 할 준비사항 및 우선 순위를 잘 알고 있는가 등 3가지 사항을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최재천 변호사(전 국회의원)는 "학생들이 졸업 뒤 실업자라는 낙인이 두려워 최대한 '졸업예정자' 신분을 유지하면서 일자리를 찾으려 한다"며 "대학에서 직업교육을 더 강화, 취업률을 높이고 (졸업유예 확산에 따라) 대학 등록금을 확실히 줄여줌으로써 졸업의 두려움을 없애는 한편 가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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