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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반계고교 학력제고방안 - 교과부

본앙주 2010. 4. 9. 10:29



[중앙일보 김성탁] 2학기부터 일반계 고교 1학년 수학·영어 과목에 대해 우수학생을 위한 심화반과 학력이 뒤떨어지는 학생을 위한 기초반이 운영된다. 심화반은 특수목적고에 가지 않더라도 그런 학교의 상위권 학생용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올해는 자율형 고교 등 시범학교 60곳에서 방과후 학교나 계절학교 형태로 실시한다. 내년부터 일반고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정규 교과과정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방식도 바뀔 전망이다.

 

그동안은 과목별로 석차등급(9등급)이 표시됐지만, 심화·기초반 과정은 '이수' 여부를 기록하는 식이다. 올해 고1이 치르는 201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부터 바뀐 학생부가 내신에 활용될 예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차관은 8일 “심화·기초반 운영은 고교 학점제 도입을 위한 1단계 조치”라며 “ 내년 중 최종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심화반과 기초반 운영 방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수준별 이동수업과 어떻게 다른가.

“수준별 수업은 '수학I'과 같은 과목을 학생 실력에 따라 상·중·하로 나눠 가르치는 방식이다. 수업을 따로 받더라도 같은 시험을 치른 뒤 석차등급을 받았다. 새로 도입 예정인 심화반과 기초반은 교과서 자체가 다르다. 수학을 예로 들면 심화반은 과학고에서 쓰는 '고급수학' 교재를 사용하고, 기초반은 학력이 뒤떨어지는 학생을 위해 교육청이 개발할 '수학의 기본'이라는 교재를 쓰게 된다. 시험도 심화반과 기초반을 듣는 학생들끼리 따로 본다.”

-심화·기초반은 어떻게 운영되나.

“교과부는 일단 영어·수학에 한해 이런 과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심화·기초과정은 기존 보통 교과와 함께 선택과목으로 골라 들으면 된다. '수학+수학I+미적분과 통계기본'을 들었던 학생이 성적이 우수할 경우 '수학+수학I+고급수학'을 선택할 수 있는 식이다. 심화반과 기초반에 속한 학생들이 해당 과목 수업을 듣는 동안 중간층 학생들은 보통 과목의 수업을 종전처럼 듣는다. 수학 수업이 일주일에 5시간이라면 심화반과 기초반이 1시간을 따로 수업하고 여기에 속하지 않는 학생들은 보통 과목을 5시간 배우는 식이다.”

-심화반 학생은 어떻게 뽑나.

“학교별로 진단평가를 하거나 미리 들은 과목의 성적을 근거로 선발하면 된다. 학생이 원하지 않으면 안 들어도 된다.”

-시험을 따로 보면 내신 기록은.

“영어·수학 중 보통 과정은 평가방식에 변화가 없다. 학생부에 석차등급이 표기된다. 하지만 심화·기초반은 석차등급 대신 이수 여부가 기록된다. 학교별로 이수했다고 인정해주는 성적 기준을 마련하게 된다. 이수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재수강 등의 기회를 준다. 심화반은 9등급제를 적용하면 상위권 학생끼리 경쟁을 피하려고 선택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교과부는 심화·기초반 평균과 원점수, 표준편차, 이수자 수를 표기하면 대학이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정별 이수 내용은 어떻게 표기되나.


“'교과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란에 서술형으로 심화·기초과정 이수 여부를 표기한다. 예를 들어 '수학: 1학기 '수학의 기본'의 이수 기준은 70점 이상이며, 60명 수강해 55명이 이수했음'이라고 적는다. ”

-2013학년도 대입에 심화반 학생만 유리할 수 있다.

“심화반 이수가 기록된 학생부를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2013학년도 대입 때까지 모든 일반고에 영어·수학 심화반이 개설되지 않는다면 불이익을 받는 학교나 학생이 나올 수 있다. ”

 

학생 선별기준 모호… 사교육 유발 우려

일반고 영·수 수준별 학습

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일반계 고교 교육력 제고 방안은 지난해 외국어고 문제 대책으로 발표됐던 고교체제 개편 방안의 후속 조치로 볼 수있다. 외고와 자율고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반고도 우수 학생들에겐 능력에 따라 높은 수준의 수업을 실시해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교원단체들도 학생들의 능력과 흥미 적성 등이 고려된 수월성 교육에 대해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의 심화 및 기초과정 도입 방안의 경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기초 및 심화과정 대상 학생 선별과 평가 방식이 모호하다는 점이 벌써부터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과정의 경우 스스로 '공부 못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수강률 저조 현상이 필연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초과정 수강 여부가 대입 전형에 이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발적인 수강 선택을 기대하기란 무리라는 것이다.

심화과정 수강도 허점 투성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수강이 가능한데, 이 경우 사교육을 유발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엄민용 전국교직원노조 대변인은 "사실상 우수반에 들어 가기 위한 사교육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고, 기초 과정 이수 학생은 성적 저조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학업상담교사가 진단평가 점수나 각종 학습활동, 교과성적 등을 토대로 심화 및 기초 과정 수강 학생을 선별하도록 했으나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심화과정 수강 여부가 대입시에 적용될 경우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부터 시범운영되는 학교가 60곳에 불과해 심화과정 수강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학생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교과부는 자율형 공ㆍ사립고, 교과교실제 학교, 기숙형 고교를 중심으로 시범학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어서 학습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심화과정 이수자 가산점 부여 여부도 자율에 맡길 것으로 알려져 비이수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시범 운영을 거쳐 2013년에는 모든 고교로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설과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시행까지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운영 매뉴얼, 교육과정 등을 개발한다는 것은 졸속 추진을 예고하는 부분"이라며 "교원 필요 인력 확보에 대한 정교한 계획을 먼저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출처 :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과정 제2기 동기생모임
글쓴이 : 최원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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